섹소폰에 대해서...
섹소폰에 대해서...
1. 개요
관악기들 중 가장 역사가 짧은 축에 속하는데, 1840년대에 벨기에의 악기 제작자인 아돌프 삭스(Adolphe Sax, 1814~1894)가 개발해 1866년에 특허를 받았다. 삭스의 의도는 '목관악기의 메커니즘을 금관악기에 옮겨 양자의 장점을 모두 갖게 하는 악기를 만든다' 는 것이었는데, 음역별로 가장 높은 소프라니노 색소폰에서부터 가장 낮은 콘트라베이스 색소폰까지 총 열 가지의 악기를 제작해 아예 색소폰 만의 오케스트라까지 꾸밀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하게 만들었다.
삭스가 발명한 색소폰들 중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네 종류인데, 아래 목록에서 굵게 표기한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색소폰이다. 소프라노 색소폰은 보통 구부러져있지 않고 클라리넷처럼 직관으로 되어 있지만, 곡관 모델도 종종 있다.
소프라니노~소프라노 색소폰의 경우 직관형 악기가 많지만, 간혹 가다가 곡관형 색소폰도 볼 수 있다. ECM의 간판 아티스트인 얀 가바렉 등 일부 연주자들은 곡관 소프라노 색소폰의 음색이 더 좋다고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다양한 색소폰의 사진들과 mp3 음원 클립을 모아놓은 갤러리
하지만 삭스의 의도와 달리, 이 악기는 다소 듣보잡 취급을 받았다. 많은 작곡가나 연주자들은 이 악기를 관현악이나 취주악 어디에도 좀처럼 넣으려고 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악기 소리가 너무 끈적해서 다른 관악기들과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 소리가 바이올린도 아니고 울림이 특이해서 다른 악기소리 다 잡아먹는다. 그래서 동시대 제작자들이 삭스에게 "젊은 놈이 참 팔자 좋네? 이런 장난감이나 만들고" 라는 평을 했다는 소문도 있다. 안 그래도 불운이 많았는데 여기에서도 다만 삭스가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한 관계로 그나마 프랑스에서 이 악기의 상용화가 가장 먼저 시작되었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사이에는 미국에도 전해졌는데, 당시에는 주로 '특이한 악기' 정도로 여겨져 보드빌쇼 등의 대중적인 촌극에서 연주되곤 했다. 하지만 콜맨 호킨스가 테너색소폰을 폭풍간지로 연주하고 나면서는 일약 재즈에서 가장 사랑받는 관악기 중 하나로 격상되었고, 지금도 색소폰=재즈 악기로 아는 사람이 많을 정도.
그 때문에 1930~40년대 독일에서는 나치가 재즈를 '유대인과 흑인의 저속한 음악'이라고 대놓고 깠을 때 색소폰까지 싸잡혀 까이기도 했다. 물론 악기 제조업자들과 판매상들이 매상 떨어진다고 항의하자 버로우했지만, 이 선전 정책 때문에 육군과 해군의 군악대에서는 색소폰을 편성에서 빼버렸다. 다만 이런 우격다짐식 선전을 탐탁치 않게 여긴 헤르만 괴링은 자신의 휘하에 있던 공군 군악대에 색소폰을 계속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그리고 20세기 중반 무렵에는 취주악에도 정식으로 편입되기 시작했고, 세계 각지의 음악대학이나 음악원 기악학부, 실용음악학교 등에 색소폰 전공 과정이 개설되어 많은 연주자들이 양성되고 있다. 1970년대에는 색소폰의 운지법과 연주법을 응용한 전자 악기인 윈드 컨트롤러가 개발되었고, 아카이의 EWI(Electric Wind Instrument)나 야마하의 WX5 등이 이 계통의 악기에 속한다. 이들 윈드 컨트롤러는 퓨전 재즈 계통을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다.